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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기

출퇴근길에서

버스는 사람들을 흡수하고 뱉어낸다.
따뜻한 햇살보다 먼저 일어나 어두운 세상에서 굴러가며 무표정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집어삼킨다.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버스와 동화되어 표정이 사라진다. 마스크 뒤로, 얼굴 뒤로.
그러고는 버스는 눈부시도록 밝지만 더 어두운 곳에서 사람들을 토해낸다. 우수수 사람들은 쏟아져나와 또 다른 곳으로 집어삼켜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햇살이 모습을 보이기 전에 차디찬 잿빛의 마천루들은 사람들을 흡입한다. 그리고 햇살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영혼을 다하면 다시 뱉어낸다.
그러면 다시 버스가 그들을 싹쓸이하고 어둠으로 돌아가 사람들을 게워낸다.
매일매일 누구도 소화하지 못하는 잔혹한 하루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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